미국 금리 인상해도 버틸까…시험대 선 '위험균형 펀드'

입력 2015-08-24 18:42  

주식·채권 비율 적절히 섞어 주식 손해땐 채권서 만회
주식·채권 동시하락 땐 타격…규모 커져 시장 영향 줄 수도



[ 임근호 기자 ]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금융시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안정적인 수익을 돌려준다는 ‘위험균형 펀드’(risk parity fund·리스크패리티 펀드)가 시험대에 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며 주식·채권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펀드가 이를 순조롭게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 년간 많은 돈이 몰리며 위험균형 펀드 규모가 커진 탓에 펀드의 실패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현재 위험균형 펀드의 운용자산은 4000억달러(약 480조원)에서 6000억달러(약 7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투자자와 연기금의 돈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위험균형 펀드로 몰렸기 때문이다.

위험균형이란 개념을 처음 창안한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의 ‘브리지워터 올웨더펀드’는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8.9%의 수익을 거뒀다.

이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3 대 7 혹은 주식, 원자재, 채권을 3 대 1 대 6과 같은 비율로 섞어 주식시장에서의 부진을 채권시장에서 만회한다. 문제는 주식, 원자재, 채권이 완전히 독립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로이 가예스키 스카이브리지캐피털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떨어질 때는 충격이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금리 인상을 시사했을 때 주식과 채권값이 모두 급락하며 그해 위험균형 펀드는 4%대 손실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부쩍 커진 규모로 펀드가 충격을 받으면 주식과 원자재시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부분이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권 투자에 차입금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피블스 얼라이언스번스틴 채권투자부문장은 “채권 손실이 커지면 펀드매니저는 차입금을 갚기 위해 보유 주식과 원자재를 팔아야 한다”며 “주식과 원자재 시장으로 매도세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위험균형 펀드 운용사들은 2013년 이후 알고리즘을 수정했다며 금리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펀드가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 위험균형 펀드

risk parity fund. 주식과 원자재, 채권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어느 한쪽에서의 손실을 다른 쪽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설계한 펀드.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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